<김명열칼럼> 쇼펜하우어와 철학 이야기

작성자
K Florida
날짜
2024-03-28

<김명열칼럼> 쇼펜하우어와 철학 이야기




지난 3월9일, 한국에서 방영되는 모 TV방송의 뉴스를 시청하다 보니, 요즘 한국에서는 서점가에 쇼펜하우어 철학 열풍이 불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각 서점가에서는 쇼펜하우어 외에 서양 철학자들, 예를 들자면 고대 옛날 소크라테스를 기준으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중세편은 아우구스티스, 토마스 아퀴나스, 근대편으로는 바뤼흐데 스피노자, 임마누엘 칸트, 존 로즈 등, 19,20세기에는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빌헤름 니체, 마르틴 하이데거 등, 그리고 동양편에서는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주의, 왕양명 등등의 사상을 저술한 철학서적들이 인기리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철학(哲學)이라는 단어를 떠 올리면 나에게 가장 먼저 생각되는 것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학문 이라는 선입견이 우러난다. 학창시절 교양과목으로 필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 학문은, 지금 와서 되돌아 회고 해보니 ‘쓸데없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 인간 삶에 ‘참으로 중요하고 필요한 학문’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때가 많이 있다.




철학을 뜻풀이 해본다면 사전적 의미로, 인간이나 세계에 대한 지혜,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 이라고 쓰여 있다. 과거 중세에는 종교가, 근세에는 과학이 독립하여 보통 이것 들과 구별이 되고 있다. 여기에는 존재론(형이상학), 인식론(논리학), 실천론(윤리학), 감성론(미학) 등의 부문을 포함한다.




철학을 부연하여 다시 설명을 하자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판별하는 것이다. 세계와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 원리, 인간의 본질, 세계관 등을 탐구한다. 또한 존재, 지식, 가치, 이성, 인식 그리고 언어, 논리, 윤리 등의 대상의 실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철학은 다양한 학문과 함께 쓰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형이상학, 윤리학, 정치철학, 과학철학, 언어철학, 사회철학, 논리학, 미학, 인식론 등이 있다.




인생을 알려면 쇼펜하우어를 읽어라. 한국에서 요즈음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쇼펜하우어 철학론을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한번쯤은 읽을 것을 권해드린다. 쇼펜하우어는 ‘태어난 이유도 없고 사는 이유도 없고 죽는 이유도 없는 우리의 삶은 고통으로 가득차 있다’라고 했다. 그는 또 욕망이 있으면 채우지 못하는 괴로움에 시달리고 욕망이 없으면 욕망이 없음으로 인해 삶의 무의미에 시달리는 것을 기본적인 인간의 속성으로 파악했다. 이런 평가를 두고 그를 염세주의자라고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염세주의자는 아니다. 염세주의, 또는 비관주의라 함은 세상을 괴롭고 귀찮은 것으로 여김을 말하는데, 쇼펜하우어는 세상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만약 쇼펜하우어를 염세주의자로만 알고 있다면 그건 그의 철학을 전혀 모르는 오해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을 인생의 가장 큰 목적으로 바라본 철학자이다. 고통으로 가득 찬 우리의 실제 삶을 똑바로 응시하고, 그 절망적인 세상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며 당당하게 살아갈 것을 강조한 것이 쇼펜하우어의 가르침이다.




쇼펜하우어 철학의 핵심은, 모든 사물은 그 본질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것으로 변화된 “전체적 의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의 탄생은 탄생 이전부터 있었던 우리의 의지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고, 눈에 망막이 형성된 것도 우리 자신이 무언가를 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동식물뿐만 아니라 자연현상, 즉 물이 바다로 흐르는 것, 자석이 쇠를 끌어당기는 것조차도 그 개체들의 의지의 발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전체적 의지”라는 것은 만물 생성의 근원이며, 모든 악과 고통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금욕적인 생활을 통하여 불교의 열반과 같은 경지에서만 얻을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전체적 의지가 남아있는 한, 세계와 생명은 지속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현실을 마주한다. 낭만에 빠져 헛된 희망을 꿈꾸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실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 일종의 비관주의 철학으로 힘을 길러준다. 쇼펜하우어 철학은 부정과 거부의 방법을 통해 속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이것이 바로 삶에 대한 수많은 독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수많은 독자층을 형성할 수 있는 이유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쇼펜하우어를 염세주의자로 매도했지만 그는 매서운 인간 현실에 맞대어 명랑하고 건강한 인간상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때로는 “논어”처럼 깊은 통찰력으로, 때로는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처럼 냉철하게 정곡을 찌르는 쇼펜하우어의 논리와 어조는 매력적이다. 세상과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는 잠언들은 세상을 보는 지혜이자 처세로서도 적격이다.




만물이 생동하고 죽어있었던 같았던 나목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봄은 철학의 계절이다. 철학은 인생의 신비를 탐구하는 학문, 또는 세계의 깊고 오묘한 이치를 밝히는 학문이다. 이 아름다운 봄,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쇼펜하우어는 “삶은 고통이다”라고 했으며 욕망이 있으면 채우지 못하는 괴로움에 시달리고, 욕망이 없으면 욕망이 없음으로 인해 삶의 무의미에 시달리는 것을 기본적인 인간의 속성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그는 세상을 싫어하고 귀찮은 것으로 여기는 그런 비관 주의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행복을 인생의 가장 큰 목적으로 바라본 철학자였다. 세상을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세상을 바꿔보려는 꿈이 있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비관주의 철학은 낭만에 빠져 헛된 희망을 꿈꾸게 하지 않고 오히려 현실을 직면하게 함으로써 부정의 힘을 길러준다. 부정의 방법을 통해 속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현실을 직시하며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줄이면 행복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리하면 좀 더 인생을 담담하게 살 수 있게 한다.




쇼펜하우어의 비관주의는 인생에서 득과 실 앞에서 담담해지라고 말한다. 인생에서 십중팔구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좋은 때를 만났다면 감사해야하며, 절대로 자기 자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 반면 나쁜 때를 만났다면 용감히 맞서되 기가 죽어서는 안된다. 마음만은 담담하게 가져야 한다. 인생의 길에서 주변의 모든 것을 담담하게 보면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담담하게 처세하는 사람은 마치 물처럼 담백하다. 어찌보면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이 먼저 가까이 다가오기 때문에 결국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어있다. 담담한 사람들은 이 경박하고 들뜬 세상에서 안정적인 모습으로 세상을 조용히 이끌어간다.




다른 사람에게 기대를 걸지 마라. 많은 사람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기대를 걸기 때문이다. 사람은 각자 다른 객체이자 독립된 인격체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타인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강산은 쉽게 바뀌어도 사람의 본성은 바꾸기 어렵다. 정말 지혜로운 사람은 고독한 법이다.




우리는 어떠한 일이든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칫 그 일에 자기 자신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을 지나치게 중시하면서 개인의 심리적 신체적 건강을 해칠 수 있고,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저항할 수 없는 인생의 기복이 찾아오면 담담하게 직시하는 것만이 행복해질 유일한 방법이라고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신에게 닥친 일 자체보다 두려움에 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학 작가 김명열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400/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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